후천이 열리고, 마고가 율려를 타고 지구를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 초목금수를 키운다. 한편 황백청흑(黃白靑黑)이 된 자들은 사방에서 만물의 본음을 관장한다. 성음(聲音)과 음향(音響)이 나타나고, 역수(曆水)가 시작되니 주야(晝夜)와 사시(四時)의 구분이 생긴다. 여기에서 마고가 실달성을 통하여 지구상의 모든 것에 대한 사실적인 질서를 잡아갈 수 있었던 것은 율려가 음상(音象)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실상 창조과정의 한 부분으로, 음상이란 곧 음의 결, 혹은 무늬로서 음의 사실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음의 사실적인 모습이 드러나고 지구가 삶의 터전으로 변하는 과정은 율려가 나타나 창조가 이루어지는 과정과 같은 과정으로, 모든 것이 '하나'의 품 안에서 율려로서 이루어져감을 뜻한다.
특이한 것은 '음상(音象)'이 위에서 '향상(響象)'이 아래에서 서로 조화롭게 상응한다는 점이다. 이 음상에 성聲이 섞여 있다는 사실은 마고의 말씀으로 후천창조가 이루어졌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만물의 질서를 위하여 인간이 해야 할 일이 곧 향상(響象)을 수증하는 일임을 상기할 때, 마고의 일이나 인간의 본분사가 곧 율려 속에서 하나로 조화롭게 어우러짐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후천창조 속에는 이미 잊혀져 버린 한민족 본래의 중요한 철학이 담겨져 있다. 즉, 창조의 중심자리에 있는 율려음이 수數로, 수數가 역曆으로, 역曆이 역易으로, 역易이 역歷으로 발전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옛날에는 사사로이 역제曆制를 변화시키는 것을 크게 금기시하였는데, 이는 곧 우주의 본음과 멀어짐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율려와 멀어진 후, 역사상 흔히 새로운 나라가 들어서면 먼저 역제의 변화를 일으켜 스스로가 중심자리에 있음을 내세우려 하였던 때가 많았다. 그리고 자국의 역을 버리고 타국의 역을 따르는 일도 흔하였는데, 이는 곧 스스로의 얼과 혼을 포기함을 뜻하는 것이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역사를 잃어버림은 그 역사를 통하여 면면히 이어져온 율려음을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이는 곧 스스로의 얼과 혼의 상실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역사가 누구를, 무엇을 통하여 이어져오는가 하는 점을 반성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기수화토(氣水火土) 4요소설이다. 이 4요소설은 흔히 말하는 오행과 흡사한 듯하지만 많은 차이점이 있다. 이 기수화토(氣水火土)설은 인간과 자연계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조화의 근본 매카니즘인 수승화강水昇火降을 이루는 근본 요소이다. 이 4요소는 인간과 자연계의 질서를 조율하고 만물을 화육하는 실질적인 바탕을 이루고 있지만, 오행의 요소들은 사실상 기화수토의 활동을 기반으로 운행되는 사물의 변화와 그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어 서로 크게 다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의 음양오행설은 오미의 화와 오행五行의 변變이 일어나고, 인간이 율려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고, 역曆과 역易이 사사로이 바뀌고, 다시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정립된 것이다. 마고시대의 수화기토설의 뜻은 현재 불교의 지수화풍(地水火風)사대 속에 그 자취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