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에는 햇빛만 따뜻하게 내려쬐일뿐 아무 것도 없었다. 오직 팔려(八呂)의 음(音)만이 하늘에서 들려오니 실달성(實達城)과 허달성(虛達城)이 모두 이 음에서 나왔으며 마고대성(麻姑大城)과 마고(麻姑) 또한 이 음에서 나왔다.
마고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으로 실달성 위에 허달성과 나란히 있었다. 이것이 짐세(朕世)다. 짐세 이전에 몇 번 종말을 맞이할 때, 희노(喜怒)의 감정이 없는 마고는 선천을 남자로 하고, 후천을 여자로 하여 배우자가 없이 두 딸 궁희(穹姬)와 소희(巢姬)를 낳았다.
마고는 궁희와 소희로 하여금 오음칠조(五音七調)의 음절을 맡아보게 하였다. 궁희와 소희 역시 선천과 후천의 정(精)을 받아 결혼하지 아니하고, 두 천인과 천녀를 낳았다. 합하여 네 천인과 천녀였다.
성중에서 지유(地乳)가 처음으로 나오니 궁희와 소희가 네 천인과 네 천녀에게 지유를 먹여 길러서 네 천인에게는 율(律)을 네 천녀에게는 려(呂)를 맡아보게 하였다.
천부(天符)를 봉수(奉守)하여 선천을 계승할 때, 성중의 사방에 네 명의 천인이 있어 제관(堤管)으로 음을 고르니 첫째는 황궁씨(黃穹씨)요, 둘째는 백소씨(白巢씨)요, 셋째는 청궁씨(靑穹씨)요, 넷째는 흑소씨(黑巢씨)이다.
* 율(律) : 소리조정의 법칙
* 려(呂) : 음율, 소리
* 천부(天符) : 하늘의 이치에 부합한다는 뜻. 하늘의 이치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 천부경. 이 천부경을 새겨 천권을 표시한 것이 천부인이다. 악기, 거울, 칼 등에 새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