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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ste의 야기/나의 관심사

[신화시대] 오미(五味)의 변(變)-실낙원(失樂園)

[신화시대] 오미(五味)의 변(變)-실낙원(失樂園)

이러한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손이 너무 번창하여 지유가 모자라는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다.

하루는 백소씨 일족 중의 한 사람인 지소씨(支巢씨)가 지유를 먹기위해 샘에 갔으나, 줄을 서있는 사람이 많아 양보하고 돌아왔다. 그렇게 계속 양보하기를 다섯 번이나 하였더니 그만 巢(소)라는 건물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점점 정신이 흐려지더니 귀에 들리는 소리도 희미해져 버렸다. 당시에는 땅젖(地乳)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되어 있었는데, 지소씨는 기진맥진하여 건물난간에 달렸다가 다 익어서 떨어져 부패한 포도들을 허겁지겁 먹었다.

이리하여 지소씨가 처음으로 오미(五味)를 맛보게 되었다. 포도는 오래두어 발효하면 술이 되는데, 지소씨는 그만 포도술에 취하여 펄쩍 뛰고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다녔다.

 

 

"넓고도 크고나 천지여! 내 기운이 뻗친다.

 이 뻗치는 힘이 도(道)때문일까?

 포도의 힘이로다!"

 

 

지소씨의 노래와 행동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겼으나, 지소씨가 기분이 참좋고 힘도 뻗쳐나온다고 사람들에게 계속 전하였다. 사람들이 혹시 하며 포도를 먹으니 과연 취기가 오르며 좋아하니 많은 사람들이 포도를 먹었다.

지소씨의 마을에서 사람들이 포도를 먹고 취해 있다는 사실을,  큰 집 백소씨의 사람들이 알고는 모두 놀랐다. 그래서 땅젖 외에는 먹을 것을 금하는 법을 지키라는 감찰법을 정하였는데 그래도 지소씨의 사람들은 감찰법마저 어겨가면서 포도를 먹으니, "금하지 않는 가운데 스스로 금한다"는  마고성의 계율인 자재율(自在律)이 이로써 깨지고 말았다.

 

 

* 오미(五味) : 일반적으로 신맛, 쓴맛, 매운맛, 단맛, 짠맛의 다섯가지 맛을 말함. 여기서는 금단의 열매인 포도의 맛을 말함. "오미의 변" 사건은 인간이 맛을 알게 되면서부터 감각을 느끼게 되고, 그로부터 오감(五感)이 생기면서 분별심에 얽매이고, 욕망에 좌우되는 신성(神性)에서 수성(獸性)으로 빠지게 되는 과정을 나타냄.     

 

* 포도 : 지소씨가 포도를 맛보고 부른 노래. 김은수 교수가 명명한 제목. 부도지상으로 보면 인류 최고(最古)의 노래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