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은 조상숭배와 효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또한 오늘날에는 도시사회에서 오는 긴장감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복조리걸기, 설음식(세찬), 윷놀이 등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 우리의 윷놀이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윷놀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는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로, 대개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날까지 윷놀이 판이 벌어집니다. 윷놀이의 유래를 찾아보면, 선사시대 신의 뜻을 묻는 의식 중의 하나였다고 하고, 부여족 시대 5가지 가축을 5부락으로 나누어 주고,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도(돼지)' '개(개)' '걸(양)' '윷(소)' ‘모(말)’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윷판은 고조선의 행정편재를 본떴다고도 합니다. 고조선은 전국을 동,서,남,북,중의 5부로 나누고 전시에는 이 행정편제가 그대로 5군이 되어 동,서,남,북,중군이 되었는데 그 5군, 즉 5가의 성이 곧 도,개,걸,윷,모 였다는 예기입니다. 윷판에는 모두 29개의 동그라미가 있는데, 조선 선조 때의 문인 김문표는 웇판의 29개 동그라미를 ‘가운데 동그라미는 북극성이고 나머지 동그라미는 28개의 별자리를 나타낸다’고 풀이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마고성시대에서 윷판의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윷판의 다섯 자리는 인류의 조상들이 모여 살았던 마고성의 천부(중앙)와 황궁씨(북쪽), 흑소씨(남쪽), 청궁씨(동쪽), 백소씨(서쪽)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불교 총본산 치유마당에는 이를 상징화한 디딤돌이 심어져 있습니다.)
윷놀이는 우리 민족 뿐 아니라 다른 민족들의 놀이로도 퍼져 있습니다. 인디언의 풍습 박물관에도 윷놀이가 전시되어 있고,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윷놀이와 비슷한 민속놀이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멕시코에서 성행하는 파톨리(patalli)라는 게임은 외국인의 눈에도 한국의 윷놀이와 거의 흡사하다고 합니다. 파톨리는 아즈텍(Aztec) 언어로 ‘납작한 콩’의 뜻으로 바로 우리의 '콩윷'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한민족에 뿌리를 둔 윷놀이의 자취를 세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